정부, 압수한 월렛 잃어버려 30억 원 상당 비트코인·이더리움 보상 결정

이스라엘 정부가 압수한 디지털 월렛을 분실한 책임을 지고 약 3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보상하기로 했다. 이는 내부 실수로 디지털 자산을 분실한 정부가 범죄 혐의자에게 최신 시세 기준으로 자산을 되돌려주는 초유의 사례로 정부의 자산 관리 부실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각) 크립토뉴스랜드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불법 도박 운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샤이 시보니(Shay Siboni)에게 비트코인 19.15개, 이더리움 83개(약 220만 달러, 한화 약 30억 원) 상당의 디지털 자산을 신규 월렛에 전송할 예정이다.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보니는 과거 불법 온라인 도박 플랫폼 운영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디지털 월렛을 압수당했다. 그러나 해당 월렛은 이스라엘 경찰 금융범죄 전담 부서인 ‘라하브 433’ 관리 과정에서 내부 이송 중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월렛이 압수되었을 당시 디지털 자산 가치는 약 100만 셰켈(이스라엘 화폐) 수준이었지만, 이후 암호화폐 시세가 급등하면서 현재 가치는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경찰은 “월렛이 내부 절차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분실됐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내부 징계 및 책임자 규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샤이 시보니는 과거 축구 선수로 활약했던 인물로 이후 2014년과 2018년 FIFA 월드컵 기간 동안 불법 도박 운영 혐의로 주목받았다. 시보니는 당시 승인되지 않은 도박 플랫폼을 관리하며 1억 셰켈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득으로 고급 차량과 부동산 등 자산을 구매했으나, 법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자산은 반환되었다.
정부가 현재 가치에 따라 시보니에게 디지털 자산을 보상하는 방침은 국가가 압수한 재산 보호 의무에 따른 것이다. 경찰은 압수된 재산이 소유주의 전과 기록과 무관하게 보장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시보니는 거액의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게 됐다.
이번 보상은 정부 예산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은 재산 압수 및 보호 원칙에 따라 보상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이번 보상이 법적으로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시보니를 엄청난 부자로 만드는 결과를 낳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월렛 분실과 관련된 징계 조치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시보니는 수백만 달러 가치의 암호화 자산이 담긴 새로운 월렛을 갖게 될 예정이다. 재판이 지속 중인 가운데, 재산권 보장과 국가 관리 책임 사이의 경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