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기관 전용 DEX 도입 통해 규제 준수와 탈중앙성 추구

리플(Ripple)이 자사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XRP 레저(XRPL)에 기관 전용 ‘퍼미션드 탈중앙 거래소(DEX)’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에 따라 디파이(DeFi)가 규제 준수와 탈중앙화를 결합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각) 비트코인닷컴 등에 따르면, 리플은 최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번 기능으로 금융기관, 핀테크 기업, 결제 서비스업체 등 규제를 받는 기관들이 디지털 자산을 거래·이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번 기능의 핵심은 ‘퍼미션드 도메인(Permissioned Domains)’이다. 이는 개발자가 XRP, 스테이블코인 등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토큰(퍼미션리스 토큰)을 가지고도 특정 사용자만 거래할 수 있는 전용 거래장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XRP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용자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퍼미션리스 토큰이지만 퍼미션드 DEX에서는 사전에 인증된 계정만 특정 주문장에 접근할 수 있게 제한할 수 있다.
이 구조를 통해 금융기관이나 규제가 필요한 기업들이 블록체인 위에서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등 규정에 맞게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즉 열린 토큰을 사용하되 거래는 허가받은 사용자만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퍼미션드 도메인은 스마트계약에 의존하지 않고 XRPL 자체에서 작동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분산되지 않고 인프라도 단순화되는 장점이 있다.
퍼미션드 DEX는 B2B 결제, 급여용 스테이블코인 전환, 기업 재무관리 등 실제 금융 사용 사례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리플은 “검증 가능한 자격 증명과 통제 가능한 도메인과 같은 기술 표준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규제를 충족하는 동시에 블록체인의 핵심인 분산성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접근 권한을 정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면서도 네트워크가 특정 기관에 종속되지 않도록 설계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도입은 XRPL이 단순 디지털자산 네트워크를 넘어 토큰화 경제를 위한 금융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리플은 “퍼미션드 DEX를 통해 XRPL은 기관 등급 디파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확장성과 규제 적합성을 동시에 갖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