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IBIT, 11억 달러 유입… 빠르게 확산하는 기관 ETF 수요

블랙록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쉐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이달 초 주춤했던 흐름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다시 강화되면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ETF 시장 전반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IBIT는 지난주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IBIT는 상장지수펀드(ETF) 업계 32년 역사상 최단 기간인 341일 만에 운용자산 700억달러(약 95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ETF 중 가장 빠른 성장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블랙록의 브랜드 영향력과 함께 자문사와 기관의 수요 증가를 주요 요인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지난해 비트코인 ETF 출시 이후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급증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분석가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3-F 보고서를 제출한 투자 자문사들이 전체 비트코인 현물 ETF 보유량의 약 20%, 210억달러(약 28조6000억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IBIT를 보유한 자문사는 약 1200곳에 이른다”며 “이처럼 빠른 채택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와 금융정보업체 베타파이가 1월 발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한 금융 자문사 5명 중 1명은 2025년 고객 포트폴리오에 디지털자산을 편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대부분은 최근 1년간 고객으로부터 디지털자산 관련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발추나스는 “자문사와 기관은 유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새로운 자산에 접근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며 “이들이 ETF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는 것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본격 확장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ETF닷컴 수석 애널리스트 수밋 로이도 “그간 개인 투자자들은 디지털자산 거래소나 장외상품(GBTC)을 통해 투자해 왔지만 자문사와 기관은 규제 리스크로 인해 진입이 늦었다”며 “이제 규제된 ETF가 출시된 만큼 이들도 점진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