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관세 및 금리 불확실성에 약세... 1억4400만원대 거래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비트코인(BTC)은 소폭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경고와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보류 발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2일 오전 8시40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0.68% 하락한 1억447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1.65% 내린 10만5420달러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코인데스크20 지수는 3.47% 하락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가 각각 3.32%, 5.45% 내렸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는 약 7066만달러(약 959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약 693%가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 청산 규모는 2억4279만달러(3398억원)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DC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9일부터 각국에 상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일본과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합의에 이를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30%나 35%, 또는 우리가 결정하는 다른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월 9일 일본에 대해 발표했던 24% 상호관세율을 넘어서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방침을 거듭 강조하는 상황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없었다면 이미 금리를 인하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대통령의 불안정한 정책 변화가 없었다면 올해 들어 금리를 인하했을 것”이라며 “관세의 규모와 그 영향으로 미국의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이 근본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을 목격했고, 이에 따라 우리는 금리 인하를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오는 29~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쳐도 되는지 묻는 질문도 나왔지만, 파월 의장은 “자료에 달려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처럼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비트코인은 연일 낮은 변동성을 나타내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상대강도지수(RSI)가 57로 중립권에 머무는 만큼 단기 급등 또는 추가 조정 가능성 모두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RSI는 자산의 과매수 또는 과매도 상태를 나타내는 기술적 지표로, 일반적으로 70 이상이면 과매수 구간, 30 이하면 과매도 구간으로 해석된다. 50 전후 구간은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지 않는 중립 상태로 본다.
시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매트릭스포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과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가 경신에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X(옛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디지털자산 분석가 렉트 캐피탈은 “비트코인 가격 사이클 정점이 9월이나 10월에 나올 것”이라며 “현재 남은 상승 기간은 석 달 정도뿐”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64점(탐욕)으로 전날(66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