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청장년층 노후 대비 수단으로 주목

국내 디지털자산 투자자가 1000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디지털자산이 투기 목적을 넘어 목돈 마련이나 노후 대비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투자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노후 준비 목적으로 바라봤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연구소는 ‘2050세대 가상자산 투자 트렌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투자자 10명 중 4명은 단타 수익이 아닌 노후 준비 목적으로 코인에 투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보고서는 20~50대 금융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비트코인 보유량을 나이별로 나눴을 때, 50대(30%)가 제일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40대(27%) △30대(23%) △20대(20%)가 뒤를 이었다. 여성보다는 남성의 투자 비중이 2배 높았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사무직 직장인)가 52%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디지털자산 출현 초기에는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나 유행에 따라 투자를 시작했다는 응답이 57%로 높았으나, 2024년 이후엔 34%로 감소했다. 반면 새로운 투자 영역으로 가능성을 보고 접근했다는 응답은 26%에서 44%로 늘어났다.
특히 50대 투자자 가운데 78%는 ‘목돈 마련’, 53%는 ‘노후 대비’를 목적으로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도 돈 굴리기 목적(79%)과 노후 대비(40%)가 유행·재미(24%)나 생활비 충당(22%)보다 높았다.
투자 방식에서도 디지털자산 출현 초기와 비교해 정기적 투자와 장기 보유 같은 계획적인 투자가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정기적으로 통해 조금씩 투자한다는 비율은 10%에서 34%로 늘었고, 중기 매매 비중도 같은 기간 26%에서 47%로 확대됐다. 단기 투자 목적은 48%에서 45%로 줄었다.
투자자 10명 중 9명은 코인 또는 토큰만 보유했고 대체불가토큰(NFT)과 토큰증권(STO) 비중은 작았다. 투자자는 평균 2종의 코인 또는 토큰을 보유했고, 10명 중 6명은 비트코인을 담았다. 투자 초기에는 비트코인에 집중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알트코인이나 스테이블코인으로 분산하는 경향도 있었다.
또 디지털자산 투자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은 거래소 개설 시 ‘기존 은행 계좌와 연동이 불가’한 점이었다. ‘1거래소 1은행 지정’ 제약이 완화된다면 투자자 10명 중 7명은 우대 혜택을 주는 신규 은행보다 주거래은행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56%)는 여전히 컸고, 투자 의향이 낮은 사람일수록 거래소 리스크(61%)나 사기 위험(61%)을 더 크게 인지해 심리적 저항감이 컸다. 다만 이들은 전통 금융사의 역할이 확대(42%)되거나 법적 규제가 강화(35%)된다면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번 보고서는 투자자들의 디지털자산에 대한 인식이 단순 투기보다 장기적 투자 상품으로 전환돼 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미 디지털자산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더욱 대중화될 전망이며, 이에 디지털자산의 법적 제도화와 기존 금융권의 역할 확대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