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파생상품, 하루 거래량 비트코인 넘어…ETF와 디파이 호조

이더리움(ETH) 파생상품의 거래량이 하루 만에 38% 급증하며 1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량을 웃돈 것으로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더리움 가격도 11일 전일 대비 4% 상승한 2790달러로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지속적인 자금이 유입된 점을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월요일까지 16거래일 연속으로 순유입세를 기록하며 총 8억9,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들어왔다.
또한 탈중앙화금융(DeFi) 및 NFT 시장의 회복세도 이더리움의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디파이 분석 사이트 디파이라마(DeFi Llama)는 디파이 시장 내 총 예치자산(TVL)이 지난 4월 10일 기준 899억7000만 달러에서 현재 1188억 달러로 약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도 새 플랫폼 ‘OS2’를 출시한 이후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긍정적인 발언 역시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SEC 위원장 폴 앳킨스(Paul Atkins)는 최근 디파이 태스크포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사유 재산에 대한 자기 보관 권리는 미국의 기본 가치이며, 디지털 자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내용은 SEC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유되며 시장 내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윈센트(Wintent) 수석 이사 폴 하워드(Paul Howard)는 “SEC의 디파이 관련 긍정적 메시지가 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이더리움이 오랜만에 비트코인을 앞서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올해 초 ‘펙트라(Pectra)’ 업그레이드를 통해 확장성 문제와 수수료 부담을 완화했다. 이는 개발자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며 생태계 전반의 활동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BTC마켓의 애널리스트 레이철 루카스(Rachael Lucas)는 “이더리움 거래량 급증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과 제도권 수용, 실사용 확대의 반영”이라며 “이더리움은 디지털 자산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장지수펀드의 스테이킹 허용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루카스는 “만약 올해 안에 스테이킹이 포함된 ETF가 승인된다면, 이더리움 가격은 연말까지 5,500~6,7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장기적으로 이더리움이 ▲EIP-1559를 통한 디플레이션 구조 ▲레이어2 확산 ▲제도권 자금 유입 ▲디파이 지배력 ▲지속적 프로토콜 개선 등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강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흐름이 유지된다면 2030년 전까지 ETH가 1만~2만 달러에 도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테이킹이 지연될 경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크로노스리서치(Kronos Research) 소속 애널리스트 도미닉 존(Dominick John)은 “SEC의 스테이킹 기반 ETF 승인 지연이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적하며 규제 변수에 대한 경계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