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된 연결: 유니온(Union), 영지식 인프라 본격 구축

유니온(Union)이 지난 6월9일 이더리움 KZG 서머닝(KZG Summoning) 이후 가장 많은 참여자를 모은 암호 설정 절차를 마무리하며, 메인넷 출시 전 마지막 기술 단계를 밟았다. 이번 설정은 영지식(Zero-Knowledge, ZK) 기술 기반으로, 인터체인의 신뢰성을 보장할 증명 시스템 구축의 핵심이다.
총 4664명의 참여자가 설정에 기여했으며, 이는 2023년 만타 네트워크의 기록을 넘어서는 수치다. 여기에 4590명의 참여자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어, 규모 면에서도 역대급으로 평가된다.
이번 설정은 ‘Groth16’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며, 유니온이 구축 중인 새로운 상호운용 레이어의 핵심 암호 인프라를 구성한다. 이 레이어는 멀티시그, 오프체인 위원회, 화이트리스트된 검증자 없이도 다양한 블록체인 간의 메시지 전달과 자산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 참여자들이 사전 등록 없이 컴퓨팅 작업만 마치면 자동 검증 및 순차 연결되는 구조로, 높은 접근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번 설정을 통해 유니온은 이더리움, 코스모스, 아비트럼, 바빌론, 비트코인 레이어2 등 다양한 체인 간 검증 가능 메시지 전달을 가능하게 한다. 코르 프루이스 유니온 CTO는 “가장 큰 Groth16 암호 설정 절차를 완료했다는 건, 보안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직한 참여자 수가 가장 적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정직한 가정’이란 일부 참여자만이라도 무작위값을 유출하거나 재사용하지 않는다면 전체 시스템 보안이 유지된다는 개념이다. 유니온의 구조는 단일 체인을 확장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전체 체인 간 합의 검증을 암호적으로 증명하는 구조를 띤다.
유니온은 이를 위해 경량 합의 엔진인 코멧BLS, ZK 증명을 7초 이내 생성하는 탈중앙화 검증 네트워크 갈루아, 상태 데이터를 전달하는 릴레이어 시스템 보이저를 도입했다. 모든 구조는 퍼미션리스 방식으로 작동하며, 특정 검증자나 화이트리스트 없이도 운영된다.
유니온은 ‘의도 기반’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사용자가 트랜잭션을 요청하면, 솔버가 자금을 선입금하고 추후 증명을 제출하는 구조다. 이는 거래 속도에 민감한 디앱이나 보안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하며, 하나의 API를 통해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킨다.
카렐 쿠밧 유니온랩스 CEO는 “합의 업데이트를 온체인에서 구현하지 않고 ZK 증명으로 대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검증자가 수백 명이든 수백만 명이든 비용은 일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니온의 전송 비용은 어크로스프로토콜 수준으로 저렴하며, 동시에 20건의 전송만으로도 효율적으로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유니온은 바빌론 제네시스 테스트넷에서 이미 해당 구조를 검증했으며, 이제 메인넷 론칭을 앞두고 있다. 유니온이 약속한 대로 작동된다면, 사용자는 체인 간 이동을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통합된 UX를 경험할 수 있다.
기존 크로스체인 인프라와의 구조적 차이도 뚜렷하다. 웜홀은 19명의 ‘수호자’ 서명을 필요로 하는 멀티시그 구조고, 액셀라는 각 체인의 전체 노드를 직접 운영해야 하는 구조다. 반면 유니온은 영지식 증명만으로 메시지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어, 신뢰 최소화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한다.
이번 암호 설정 절차 완료는 단순한 절차적 마일스톤이 아니라, 크로스체인 인프라 카테고리 전체의 구조 전환을 의미하는 이정표다. 유니온이 메인넷 출시를 통해 이 구조를 실제로 구현한다면, 블록체인 업계는 ‘하나처럼 작동하는 다중 체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