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무역합의로 시장 상승…비트코인 10만 달러 임박

미국 증시는 5월8일(현지시각) 상승세로 출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시절 도입된 일부 반도체 수출 규제를 철회할 계획이라는 보도와 함께, 영국과의 포괄적 무역협정 체결 소식이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선물은 1.3% 상승했으며, S&P 500 선물도 약 1% 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 역시 0.8% 상승하며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반도체 업종이 이번 상승장을 주도했다. 인텔은 장전 거래에서 3% 이상 급등했고,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역시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국가들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 규제를 철회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은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기술기업들에게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영국과 “포괄적인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가 재임 중 약속했던 주요 양자협정 중 첫 번째 사례로,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 같은 발표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말 스위스에서 열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관세를 둘러싼 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미국발 훈풍은 유럽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유럽의 대표 지수인 Stoxx 600은 0.9% 상승했고, 영국 중형주 중심의 FTSE 250 지수는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률이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4bp 상승해 4.31%를 기록했고, 독일 10년물은 2.50%로 3bp 올랐다. 영국 10년물 금리도 4bp 올라 4.50%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블룸버그 달러지수가 0.2% 상승하며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유로화는 1.1294달러로 거의 변동이 없었고, 파운드화는 0.2% 올라 1.3318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는 0.6% 하락해 달러당 144.72엔으로 약세를 보였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4.25%로 인하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조치였다. 다만 정책위원 중 두 명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금리 인하에 반대하며, 영국 내 정책 불확실성을 부각시켰다. 동시에 BOE는 2025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프리미어 미튼 인베스터스의 최고투자책임자 닐 버렐은 이번 표결 결과를 두고 “정책결정자 사이에서도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2.9% 상승하며 99,556달러까지 올랐다. 이더리움은 무려 8.4% 급등해 1,950.26달러를 기록하며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무역협상과 미국 내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베팅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회복한 결과로 보인다.
종목별로 보면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포티넷(Fortinet)은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10% 가까이 하락했고, 반도체 설계 업체 ARM 홀딩스는 매출 전망이 실망스러웠다는 평가에 따라 11% 급락했다.
바이오 기업 일라이 릴리와 모더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 인하 정책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보도 이후 하락했다. 반면, 암호화폐 관련주인 코인베이스와 클린스파크는 비트코인 급등의 영향을 받아 상승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측면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여전히 시장의 관심사로 남아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 드론 12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며, 인도는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와 같은 뉴스에 파키스탄 주가지수는 장중 최대 8.8% 하락했고, 인도의 니프티50 지수도 1.1% 하락했다. 인도 루피는 달러 대비 1% 이상 하락하며 통화 불안도 겹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