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관세전쟁 우려 속 첫 3천달러 돌파…연내 3,200달러 전망도
거시 경제 불확실성 속 치솟는 금값 (출처: Reuters)
국제 금값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사상 처음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만기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0.31% 상승한 온스당 3,000.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금값이 처음으로 3,000달러를 돌파한 기록적인 수치다. 금 현물 가격도 지난해 27% 상승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약 14% 상승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금값 급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킨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관세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기대감도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수키 쿠퍼 애널리스트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강한 수요, 지속적인 중앙은행의 매입, 지정학적 불안과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금 수요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귀금속 거래업체 얼라이언스 골드의 알렉스 에브카리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금값 강세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금값은 온스당 3,000달러에서 최대 3,2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BNP 파리바 은행도 이번 주 올해 연평균 금값 전망치를 종전보다 8% 상향 조정한 2,99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관세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금값이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값이 상반기까지는 강세를 유지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윌슨 BNP 파리바 선임 상품투자전략가는 "금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며 "만약 하반기에 무역 긴장이 완화되면 금값 상승세도 둔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값은 전통적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강세를 보인다. 이번 사상 최고치 경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금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관세전쟁의 전개 양상과 연준의 금리 정책이 금값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