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월 2일부터 관세 유연성 없다"…'변덕 관세' 비판 정면 돌파
관세를 통해 주요 산업의 리쇼어링을 추진 중인 트럼프 (출처: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연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관세 정책을 방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환담 자리에서 "관세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은 유연성을 발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자동차 관세를 한 달 유예한 결정도 미국 내 자동차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인 유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블록 같은 사람(딱딱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롤러코스터"처럼 수시로 바뀌며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전날 오전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공급하는 전기에 25% 할증료를 부과한다는 이유로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캐나다가 전기 할증료 중단을 발표하자 미국 백악관은 다시 25% 관세로 철회하는 결정을 내렸다. 잦은 정책 변경으로 인해 금융시장은 불안정해졌고,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은 미국에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그날 이후에는 유연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월 2일은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검토한 뒤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한 날이다. 이 발언은 내달 2일까지 최대한 협상을 통해 실리를 챙기되, 이후에는 강경한 관세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최근 증시가 하락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경제적으로 어느 때보다 더 강한 나라를 되찾을 것"이라며, "수많은 대기업들이 매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게 되면 증시는 급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맞서 보복 관세를 예고한 데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그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EU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내달부터 260억 유로(약 41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일랜드와의 무역 문제도 직접 거론했다. 그는 "아일랜드 사람들은 매우 똑똑하고,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던 미국 대통령 덕분에 우리 제약사들을 가져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마틴 총리는 "미국에 과거보다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과 정책 변화는 미국 내에서도 혼란과 비판을 낳고 있다. 관세 정책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4월 2일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글로벌 무역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