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BBVA, 비트코인·이더리움 거래 서비스 승인…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경계 허문다
암호화폐 서비스를 도입한 스페인의 글로벌은행 BBVA (출처: BBVA)
스페인의 대형 금융기관 BBVA가 현지 규제 당국으로부터 소매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 제공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BBVA는 유럽 주요 은행 중 암호화폐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금융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번 승인으로 BBVA 고객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를 매매할 수 있게 된다. BBVA는 2017년부터 리플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국제 송금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디지털 자산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으며, 이번 서비스 확대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특히 BBVA는 리플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페인-멕시코 간 국제 송금을 처음으로 실행한 은행 중 하나로, 암호화폐 기반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 비교적 빠르게 참여한 금융사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한 공동 대출 실험을 진행하는 등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 서비스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BBVA는 이미 2021년 스위스에서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23년에는 자회사 BBVA 스위스가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메타코(Metaco)의 플랫폼 하모나이즈(Harmonize)로 이전했다. 메타코는 같은 해 리플이 2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 기업으로, 암호화폐 보안 및 보관 서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스페인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권 전반에서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산업 간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0월, BBVA의 터키 자회사인 가란티 BBVA도 리플과 협력해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XRP를 포함한 다양한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BBVA의 이 같은 행보가 유럽 및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도이치뱅크,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등 다른 유럽 주요 은행들도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어, 향후 전통 금융권의 디지털 자산 시장 진입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