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밋 전 구글 CEO, 우주산업 진출… 치열해진 민간 우주 경쟁
민간 우주 경쟁에 뛰어든 전 구글 CEO 에릭 슈밋 (출처: CNBC)
에릭 슈밋 전 구글 CEO가 우주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일론 머스크(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블루 오리진) 등 빅테크 거물들과의 경쟁에 가세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슈밋 전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로켓 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Relativity Space)’의 CEO로 합류했다. 이는 그가 2011년 구글 CEO에서 물러난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기업 경영에 복귀하는 것이다.
슈밋 전 CEO는 구글을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시킨 핵심 인물로, 퇴임 이후에도 AI와 스타트업 투자자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는 최근 인플렉션AI, 미스트랄AI 등 유망 AI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항공우주와 방위 산업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렐러티비티 스페이스 역시 지난 1월 개인 자산을 통해 투자한 바 있다.
NYT는 슈밋이 최근 렐러티비티 직원들과의 미팅에서 "강한 열정과 비전"을 드러냈으며, 회사의 운영 강화와 제품 및 제조 프로세스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는 2016년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출신 엔지니어들이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3D 프린터와 AI, 자동화 로봇을 활용해 저비용 재사용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2023년 소형 로켓 ‘테란 1’을 처음 발사했지만 실패를 경험했다. 이후 스페이스X의 '팰컨9'과 경쟁 가능한 대형 로켓 ‘테란 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2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기업 가치는 약 40억~60억 달러(약 8조 7,54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 산업은 과거 NASA 등 정부 기관이 주도했으나, 현재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가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개발하면서 비용 혁신을 이끌어냈고, 이는 민간 기업들의 경쟁을 촉진시켰다.
모건스탠리는 우주 산업이 2040년까지 1조 달러(약 1,34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민간 우주 기업들은 상공 200~2000㎞ 이내의 저궤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은 통신 전파 신호가 빠르지만 범위가 좁아 더 많은 위성이 필요하다. 이는 로켓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분야다.
변강일 유니스트 교수는 "저비용으로 저궤도에 수천 개의 위성을 올릴 수 있다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며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빅테크에게 우주 산업은 블루오션"이라고 평가했다.
에릭 슈밋의 이번 결정은 민간 주도의 우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