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재정 지출 급증”… 월가 긴장, 비트코인 미소

미국 재정적자가 위기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쟁도, 팬데믹도 없다. 그럼에도 워싱턴은 추가 감세와 지출 확대를 결의했고, 월가는 달러와 채권시장 리스크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틈새에서 비트코인은? 조용히 웃는다.
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은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하여 향후 10년간 3조4000억 달러의 추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위기 상황이 오면 GDP의 20~30%에 해당하는 부채를 지고 대응해왔다. 하지만 이미 부채가 지나치게 늘어난 상태에서 위기가 온다면 시장이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는 이미 경고를 보내왔다.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 확대 발표 이후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미 국채 장기물 금리는 20년 만의 고점으로 치솟았다.
전통적으로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비상 상황이 아닌데도 적자가 누적되면 월가는 부담을 느낀다.
로고프 교수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는 크지만, 무한정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상황이 비트코인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가 세금을 통한 상환 대신 통화 발행을 통해 부채를 해결하려는 유인이 커질수록, 달러의 구매력은 약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승한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고정되어 있어 공급이 제한된다. 일부 투자자에게 비트코인은 ‘달러·채권 리스크 해지 수단’으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미국 정부의 재정 의존도가 높아지고 달러·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때마다, 시장은 비트코인을 주목한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변동성이 크지만, 정부의 부채와 통화 리스크가 현실화될 때마다 ‘디지털 안전자산’이라는 내러티브가 힘을 얻는다.
비트코인 신봉자인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만이 진정한 돈이며, 나머지는 전부 신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